[안전뉴스] 산업재해 사망자 연2000명
작성자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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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산업재해 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이던 지난달 28일, 울산에서 또 한 명의 노동자가
숨졌다. 현대중공업 협력업체 직원 김모씨(38)는 이날 오후 8시49분쯤 현대중공업 조선사업본부 하역부두 도로에서 트랜스포터 차량
신호수 역할을 하고 있었다. 빗속에서 작업을 하던 김씨는 난간이 없는 부두 옆 도로에서 발을 헛디뎌 2m 아래 바다로 빠져 끝내
숨졌다.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김씨와 같이 안전사고로 숨진 하청업체 노동자는 지난 3, 4월 동안에만 8명에 이른다.
지난달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산업재해 현황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산업재해로 숨진 노동자는 1929명이었다. 하루에
5명 이상 사망한 꼴이다. 산업재해 사망자는 지난 2011년 2114명에서 2012년 1864명으로 다소 감소했으나 지난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산업재해 사망률 1위라는 불명예도 안고 있다.
매년 똑같은 산업재해 사고가 반복되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기업들의 속도전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공정 속도를 높이려다 보니 밤낮을 가리지 않는 작업이 지속되고 자연스레 안전에는 소홀해진다는 것이다.
지난해 5월 현대제철 협력업체 근로자 5명이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아르곤 가스 누출 사고로 사망했을 때도 그랬다. 이들은 '살인
가스'로 불리는 아르곤 가스 누출 위험이 있는 지름 5m, 깊이 8m의 밀폐된 공간에서 작업하면서도 산소 마스크, 가스누출 경보기
등 기본적인 안전장치도 갖추지 않고 있었다. 이들이 작업하던 시간은 새벽 1시40분이었다.
잇단 산업재해에 정부도 관리·감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제철 당진공장 경우에도 상설감독팀을 구성해 상시 관리·감독했다. 문제는 정부의 안전감독이 '수박 겉핥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산업재해에 대한 정부 방침은 '사고가 많이 발생한 곳을 집중단속'하는 것이다. 고용노동부 산재예방정책과 관계자는 "지난해 재해
발생 현황을 봐서 연속적으로 사망 사고가 발생한 곳을 집중 조사하는 등 올해 감독 대상을 정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수경 노동건강연대 팀장은 "단속이 오면 공정이나 약품을 바꾸고 '원래 이랬다'거나 '이렇게 개선했다'고 둘러대는 식이어서 감독을 나간다고 해도 실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산업재해가 발생한 업체에 대해 매출액의 몇 퍼센트를 배상하도록 하거나 경영진에게 엄격히 책임을 묻는 등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